가늘한 내음
김영랑
내 가슴 속에 가늘한 내음
애끈히 떠도는 내음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머언 산(山) 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한 이를 정열에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깃든 향취가 이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얼결에 여흰 봄 흐르는 마음
헛되이 찾으려 허덕이는 날
뻘 우에 처얼석 갯물이 놓이듯
얼컥 니이는 훗근한 내음
아 ! 훗근한 내음 내키다 마아는
서어한 가슴에 그늘이 도오나니
수심 뜨고 애끈하고 고요하기
산 허리에 슬리는 저녁 보랏빛
[출처] [김영랑]가늘한 내음|작성자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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