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출처] [이형기]나무 / 낙화|작성자 몽당연필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락 -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 (0) | 2014.09.27 |
---|---|
천상병 - 장마 (0) | 2014.09.27 |
김소월 - 먼 후일(後日) (0) | 2014.09.27 |
오세영 - 먼 후일 (0) | 2014.09.27 |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0) | 2014.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