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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 장마

by 이구구299 2014. 9. 27.



장마

 

천상병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⑴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⑵

심야(深夜)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출처] [천상병]장마|작성자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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