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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 (Verbal Jint) - 좋아보여 강남대로 앞, 신호대기중인 차 창문너머 보이는 너, 무심코 인사 건넸지만 아차, 우리는 헤어진 사이 딱 2초간 멍하니 쳐다보다 시선을 돌린다. 추스린다 내 놀란 맘. 지나가는 사람들 이상하게 쳐다본다 막. 근데 있잖아, 너도 날 보고 그 자리에 바위가 된 듯, 굳은 채 가만 있네. 정리하기로 결심했던 내 맘이 왜 휩쓸리고 흔들리고 날 못 살게 하는데 신호 바뀌네 이제 나 출발해야돼. 지나갈게, 잘가 너. 잘 지내야돼. 좋아보여, 잘 지내나봐 hairstyle도 바꿨네 역시 태가 나. 예쁜 얼굴이니 뭘 해도 어울리지. 정말로 걱정 많이 했어 나 솔직히. 아플까봐, 힘이 들까봐 나보다 훨씬 많이 슬플까봐 근데 좋아보여. 내가 바보였나봐 좋아 보여. 내가 바보였나봐 네가 혹여 이별 못 견딜까봐 걱정했는데. 이.. 2014. 10. 10.
윤도현밴드(YB) - 뚜껑별꽃 다 지난 일이야 미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 시간 조차도 고마웁게 흘려 보내기로 해 다 지난 얘기야 사랑한단 말도 못했지만 봄날의 햇살처럼 너는 나에게 설레임으로 남았어 어느 겨울날 내 볼에 스친 반짝이며 차가운 것이 눈송이라는걸 깨달았을 때 넌 이미 사라졌던 거야 잊을 수 있어 널 잊을 수 있어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어설픈 고백에 그저 웃음짓던 널 이제 잊어야겠어 지울 수 있어 널 지울 수 있어 얼마나 힘들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함께 했던 날들은 여전히 사랑으로 남았어 어느 겨울날 내 볼에 스친 반짝이며 차가운 것이 눈송이라는걸 깨달았을 때 넌 이미 사라졌던 거야 잊을 수 있어 널 잊을 수 있어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어설픈 고백에 그저 웃음짓던 널 이제 잊어야겠어 지울 수 있어 널 지울 수 있어 얼마나.. 2014. 10. 10.
신동엽 -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4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껍데기는 가라.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아사달 아사녀가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부끄럽 빛내며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2014. 10. 10.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2014. 10. 10.
안도현 -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우리가 눈발이라면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편지가 되고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새살이 되자. 2014. 10. 10.
나태주 - 풀꽃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014. 10. 10.
3년 만의 개기월식 3년 만의 개기월식, 붉은달 관측…저녁 7시 54분 ‘절정’3년 만에 우리나라 전국에서 개기월식이 관측될 예정이다.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8일, 부분월식부터 달이 가려져 완전히 사라지는 개기월식까지 전 과정을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5시 57분으로 해가 진 직후인 오후 6시 14분부터 달의 일부가 어두워지면서 부분 월식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이후 한 시간 뒤인 시24분부터 8시24분까지 약 한 시간동안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이 나타나면서 지구 대기에 산란된 빛 때문에 달은 붉게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개기월식은 7시 54분쯤 절정에 이른 뒤, 밤 9시 34분에 부분월식이 종료되며 오후 10시35분이면 개기월식도 종료된다.'개기월식'은 지구가 달과 .. 2014. 10. 8.
한용운 - 임의 침묵 임의 침묵 한용운 임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임은 갔습니다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황금의 꽃같이 굳고 빝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나는 향기로운 임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임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이별은 뜻밖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 2014. 10. 8.
박인걸 - 그해 여름밤 그해 여름밤 박인걸 쏟아지는 별빛을 물결에 싣고 밤새도록 지줄대며 흐른 냇물아 반디불이 깜박이던 한여름밤 불협화음에도 정겹던 풀벌레 노래 소나무숲 방금 지나온 바람 가슴까지 닦아내는 고마운 길손 왕거미 집 짓던 처마 밑에서 꿈길을 거닐던 하얀 바둑이 희미한 초승달 별 숲에 갇혀 밤새 노 젓다 지친 나그네 산새도 깊이 잠든 검은 숲 위로 더러는 길 잃은 운석의 행렬 수줍어 한밤에 고개를 들고 밭둑에 피어나는 달맞이꽃아 적막에 잠든 고향 마을에 은하수 따라 흐르던 그리움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 너머로 꿈길에 더러 거니는 그해 여름밤 2014. 10. 8.
김소월 - 산유화(山有花) 산유화(山有花)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꽃이 피네갈 봄 여름 없이꽃이 피네 산에산에피는 꽃은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꽃이 좋아산에서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꽃이 지네갈 봄 여름 없이꽃이 지네 2014. 10. 8.
정호승 - 가을 가을 정호승 하늘다람쥐 한 마리 가을 산길 위에 죽어있다 도토리나무 열매 하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누워있고 가랑잎나비 한 마리 가랑잎 위에 앉아 울고 있다 2014. 10. 8.
강소천 -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강소천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갈매기 오라 손짓하는 바다로 가자. 푸른 물결 속에 첨벙 뛰어들어 물고기처럼 헤엄치다, 지치면 모래밭에 나와 앉아 쟁글쟁글 햇볕에 모래성을 쌓자.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한 바다로 가자. 한창 더위로 꼼짝 못하는 여름 한철은 바다에서 살자. 2014. 10. 8.